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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익 960점인데, 영어학원 레벨은 초급_20130820한겨레
    클래스온?!/언론보도자료 2013. 8. 20. 09:24

    http://media.daum.net/issue/514/newsview?issueId=514&newsid=20130820083004028

     

    [한겨레]사설 학원 테스트 점수 낮춰


    기초부터 오래 듣도록 유도


    부교재·스터디 알선비도 따로


    스펙 열풍에 학원 횡포 커져

    토익 960점인 직장인 박아무개(30)씨는 최근 영어회화 실력을 키우려고 서울 신촌의 ㄱ어학원을 찾았다 충격을 받았다. 회화 수업 등록을 위해 레벨 테스트를 받았는데 점수가 초·중급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토익 점수로 환산하면 500점도 안 됐다. 8개 등급으로 나뉜 토익 스피킹 부문에서는 4~5등급에 해당했다. 상위 2~3등급을 받은 적이 있는 박씨는 이해할 수 없었다. 레벨 테스트 강사는 10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취미나 음악 등 고급 어휘가 필요없는 주제로 박씨와 대화를 나눴을 뿐이었다.

    박씨는 공인 영어 성적을 제시하며 "더 높은 수준의 강의를 듣고 싶다"고 따졌다. 하지만 학원 쪽에서는 "테스트 결과대로 반 배정이 된다. 레벨을 올리려면 정해진 기간 동안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박씨가 공인 영어 성적 수준에 맞는 강의를 들으려면 꼬박 두세달을 학원에 다녀야 했다. 한달 수강료는 14만5000원이었다. 박씨는 몇 차례 강의를 들었지만 결국 수강료 일부를 돌려받고 학원을 떠났다.

    그는 "기초적인 이야기를 10분 정도 나눈 뒤 낮은 레벨을 주고, 기초 문법 강의도 함께 들으라고 권하는 것은 돈벌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레벨 테스트가 주로 인터뷰 형식으로 이뤄져 강사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큰 점을 ㄱ학원도 인정했다. ㄱ어학원 쪽은 "문제점이 몇 차례 제기돼 앞으로는 원할 경우 테스트 기회를 한번 더 주고, 강사들에 대한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19일 <한겨레>에 밝혔다. 과거 레벨 테스트에 문제가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지난달 서울 강남의 ㄴ어학원에 등록한 대학생 김재연(20·여)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학원 쪽은 상담 때 수준이 가장 낮은 '입문' 강좌를 추천했지만 김씨는 그에 따르지 않았다. 김씨는 "평소 알던 이 학원 조교가 '높은 레벨 반에 좋은 강사가 많다. (입문부터 들으면) 돈과 시간 낭비'라고 귀띔해주지 않았다면 긴 시간 학원에 다녔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설 영어학원에서 레벨 테스트 평가 결과를 부당하게 낮추거나 상담 단계에서 초급 강의를 강권해 등록기간을 연장하는 등 도 넘은 돈벌이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강 신청 때 알리지 않던 부교재를 사게 하거나 학원생들에게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준다며 3만~4만원의 비용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한겨레>가 접촉했던 복수의 수강생들은 이런 문제가 사설 영어학원에 널리 퍼져 있다고 증언했다. 강사 동의 없이 수업을 바꿀 수 없는 학원, 수강료 전액 환불 규정이 까다로운 학원 등이 악덕 학원으로 꼽혔다.

    피해 구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단체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 학원 관할 교육청이 조사에 나서기는 하지만, 신고 기관 및 구제 절차가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 피해액이 수십만원 수준이라 굳이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어학원이 '갑'으로 군림하는 것은 과도한 '영어 스펙쌓기' 열풍에 기인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 4월 대학생 8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9.2%(중복응답)가 "영어 스펙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10명 중 7명(70.5%)은 목표 토익 점수가 각종 국가고시의 자격 기준인 700점보다 훨씬 높은 '800점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기업들이 획일적으로 영어가 불필요한 부서까지 영어 능력을 채용 및 직원평가 기준으로 삼는 풍토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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