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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목표 초등생, 대입 뺨치는 영어와 씨름_20130522 한겨례클래스온?!/언론보도자료 2013. 5. 22. 15:11
[한겨레]방과후 영어토론·토플학원 전전
숙제 끝내면 새벽 1시 '파김치'
전국 4곳뿐인 국제중 지원하려
한반 3~4명이 영어 사교육 매진
입학해서도 월 수백만원 써
"부작용 심각…당장 폐지해야"
서울 영등포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김영태(가명·12)군에게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수업이 오후 2시30분께 끝나면 매일 토플 학원과 영어토론 학원을 번갈아가며 다닌다. 둘 다 대학생들도 쉽게 따라가기 힘든 수준의 영어 수업이다. 학원을 다녀와 파김치가 된 몸으로 집에서 과제를 모두 마치면 새벽 1시. 김군은 그제서야 잠을 청한다.
김군의 목표는 국제중에 들어가는 것이다. 형이 이미 국제중을 다니고 있고, 부모님의 기대도 높다. 같은 반 친구 가운데 김군 말고도 국제중을 준비하는 학생은 여럿이다. 한 반 20여명 중 많게는 3∼4명이 토플이나 토익학원을 다니며 국제중 입시에 매달린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국제중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워낙 바쁘다. 상담하려고 만나자고 했더니 일주일이 지나서야, 그것도 수업 시작 전인 오전 7시30분에 짬을 내 만나줬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조직적인 입시 비리가 드러나면서 국제중 폐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의 재지정 시점인 201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교육단체들은 "지금 당장 지정 취소해 일반중학교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국제중은 서울에 2곳, 전국적으로도 4곳 뿐이지만, 초등학생들마저 과도한 입시경쟁에 빠지게 하고 사교육을 유발하는 등 사회적 악영향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군처럼 국제중을 준비하는 초등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영어 사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애 샤론코치앤멘토링연구소 소장은 "국제중은 원어민 수업이 가능한 학생을 뽑기를 원한다. 이 때문에 국제중을 준비하는 학생의 절반 이상은 토플 공부를 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중에 입학한 뒤에도 사교육의 늪에서 빠져나오기는 힘들다. 자녀를 영훈국제중에 보낸 적이 있는 어느 학부모는 "대부분 수업이 (학생 스스로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수행평가를 통해 평가가 이뤄지는데, 이것을 준비하기 위해서 과외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어·수학·영어 3과목 과외를 하면 한 달에 300만∼40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사교육이 필요 없는 학교"라는 국제중의 자랑과도 상반되는 대목이다.
국제중이 특정 부유층만을 위한 '귀족학교'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설립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실의 '국제중 연간 학비 내역'을 보면,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영훈국제중이 1007만원, 대원국제중은 연간 1042만원에 달한다. 게다가 이번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특정 학생을 뽑기 위해 성적 조작까지 저지른 정황이 드러나면서 부유층의 '뒷돈 입학'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좋은교사운동의 김진우 공동대표는 "(이번 감사 결과에서 국제중의 비리가 드러난 것은) 학교 운영진들의 양심 문제도 있겠지만, 특권을 가진 학교다 보니 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국제중은 출발부터 문제였던 만큼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안상진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대표적인 국제중 몇 개 때문에 초등학교 영어 사교육이 심각하다. 그 아이들이 국제중에 진학해 영어로 특화된 재능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특목고 등 입시명문고로 가는 통로로만 활용하고 있을 뿐이어서 존재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중의 심각한 폐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으니 2015년 재지정 시점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빨리 지정 취소를 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성원 기자esw@hani.co.kr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30522141009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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